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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할머니 댁 평상에서 먹었던 옥수수,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서 잡았던 개구리 기억하시나요. 저희 어머님 아버님은 저희가 결혼한 7년 전부터 경북 의성에서 귀농 준비를 하시고  6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아무것도 없던 땅에 자두를 심어 농장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저희 가족은 매년 어딜 가도 붐비는 여름휴가 시즌 예약의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시골집에서 마스크 없이 뛰어논답니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시골집이 주는 행복을 포스팅하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마당이 있다는 것

유현준 교수님 강의에 따르면 높은 층고가 창의력 지수가 높여 준다고 하지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닫힌 실내보단 발코니를 발코니보다는 야외의 경험을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야외에서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지요. 그런 우리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온전히 뛰어놀 수 있는 곳 바로 시골집 마당입니다.  모래놀이부터 예쁜 꽃 찾기 미끄럼틀 하나 없는 이 마당이 아이들에겐 왜 이리 신나는 공간 일가요?

시골집 마당에 소나기가 오는데에도 수영장을 만들어 놀고 있는 사진
마당에 생긴수영장

마당에 작은 수영장이 생겼습니다.  풀빌라 가격이 얼마더라?^^ 따가운 햇빛을  피해 타프를 쳐주니 곧바로 비가 쏟아집니다."엄마 나는 비 오는 날 야외에서 수영하는 게 처음이야" 빙그레 웃는 아이에게 오늘은 어떤 기억으로 저장될까요?

자두나무 잎사귀 사이로 별이 반짝이는사진
시골집에서의 밤하늘
반딧불이유충사진 밝은데서 찍어서 꼬리가 빛나고 있지는 않음
반딧불이 유충

밤이 마을이 온통 까맣게 물들고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별들이 저마다 자기모습을 드러냅니다.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닥에서도 무언가 반짝입니다. TV속에서 봤던 반딧불이의 유충이 이리 저리 기어다니며 반짝입니다. 어느 캠핑장에서도 볼수 없었던 신비한 경험이 아이들 마음속에 쌓입니다.

 

 

아이들에게 마루가 있다는 것

창문 높이로 높게 만든 마루 옆으로 나무틀을 만들어 덩굴식물이 올라올수 있게 만든모습
창문 높이로 높게 올린 마루

계속 공사 중인 시골집! 작년부터 "데크가 아닌 마루가 갖고 싶어"라는 어머님의 요청으로 아버님의 솜씨와 아들의 체력으로 마루가 생겼습니다. 사실 조금이라도 마루 느낌이 나게 데크를 뒤집어 시공한 것입니다. 이 마루는 방에서 창문을 넘어가야 하는데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이 작은 사다리가, 평상시에서는 볼 수 없는 창문 위쪽 공간이 어느 키즈 카페의 인테리어보다 재미있나 봅니다. 마루 옆으로 보이는 울타리로 덩굴 식물이 올라옵니다. 포도를 먹고 씨앗을 열심히 뿌려 놓았는데 내년엔 마루에 앉아 포도를 따먹는 걸 기대해 봅니다^^

아이들에게 농장이 있다는 것

쿠앙이가 빨간 장화를 신고 빨간 수확용 바구니를 들고 농장을 걷는 사진닭장속 조금 커져서 검정색으로 변한 병아리들
농장

누군가 농사를 지어 수확하고 유통을 통하여 나에게 전해지는 당연한 일이 아이들에겐 생소하지요. 마트가 아닌 앞마당에서 야채들을 따오고, 졸린 눈을 비비며 아무렇지 않게 자두와 복숭아를 따와 "할머니 이거 깎아주세요." 하고 내밉니다. 닭장에는 작은 병아리들은 어느새 자라나고 큰 닭이 무섭지만 용기 내서 달걀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소박하지만 건강한 밥상이 차려집니다. 이상하게 매일 먹던 반찬인데도 직접 공수해오니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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